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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사는 꽃청년의 IT찌질모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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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살이 2008.06.12 19:09

[ 일본이야기 ] 아키하바라 사건 후...

 지난 주말, 일본 도쿄, 아키하바라 거리에서 끔직한 사건이 일어났다는 사실은 아마 모두 아시고 계실 겁니다.

 마침 오늘 아침 일본 뉴스에서는 아키하바라의 "보행자 천국"을 당분간 중단한다는 뉴스가 나왔습니다(주말의 아키하바라 도로는 낮에 차량진입을 금지합니다). 이런 자잘한 행정적인 조치까지 취해질 정도로 아직까지 미묘한 두려움같은 것이 있습니다. 행정당국은 물론이거니와 일본 거리를 배회하는 사람들마저두요.

 실제 아키하바라 사건 이후에는 지하철은 물론이고, 거리를 돌아다닐 때면 왠지모를 긴장을 하게 됩니다. 옆자리에 앉아있는 사람이 혹시나... 하는 생각을 여러번 하게되고, 약간이라도 인상이 험악해 보이면 괜히 모르게 긴장을 한 적도 있습니다(거꾸로 그 사람이 절 보고 그런 생각을 했을 지도 모르죠;;). 어제도 신주쿠 거리를 돌아다니면서 이렇게 평온하게 다니는 데, 그런 사건이 일어난다고 생각을 잠깐 해보면 등골이 쭈뼛해졌죠.

 무차별 살인 사건의 범행을 벌인 사람은 '누구든 좋았다', '아무도 내 말에 귀 기울여 주지 않았다', '외롭다' 라는 말을 했다고 일본 뉴스에서 나왔었습니다. 더군다나 그는 범행 이전에 휴대폰에 살인예고를 했다고 합니다. 수시간에 걸쳐서 예고문을 올렸지만, 누구도 그것을 신경써주지 않았고, 그것을 단순히 찌질이 취급했다는 것이죠. 진작에 관심만 보여주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기도 합니다.

 결국은 커다란 비극이 일어났죠. 하지만 문제는 이게 처음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 사람 뿐아니라... 일본 사회에서 일어난 범죄에서 저런 유형의 범죄가 다수 있었거든요. 그것을 하나하나 기억을 되새기기에는 희미해져버렸지만... '외롭다', '누구도 내 얘기를 들어주지 않는다' , 그래서 어떤 누구든 상관없이 범행을 저지르는 것말이죠.

 다른 어떤 사람들은 자극적인 비디오 게임들이 이런 사건의 동기를 제공한다고도 합니다. GTA 같은 것이 대표적이겠죠? 거기에 범람하는 일본의 성인게임들 역시나 타겟이 되어서 한 일본 여성 정치인은 이를 규제하는 법안을 제출했다고도 합니다. 이에 관한 반발이 상당하다는 것은 안봐도 비디오입니다(물론 대놓고 반발할 수 없는 뭔가가 있기도 합니다;;)

  이 사건이 있은 뒤에 왠일인지 집에서 전화가 왔었더랬습니다. 이제껏 제가 집으로 전화했었는데, 일본온지 2년여동안 집에서 전화온 적은 없었거든요. 물론 요즘 신경을 못 쓴 탓도 있었지만... 제일 먼저 걱정하던 것이 칼부림이 있었다는 데 괜찮느냐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괜찮다고 잘 지낸다고 했죠.

 이때 생각난 것이 아키하바라 사건의 범인이었습니다. 그의 어머니는 당신에게 들이대는 방송국 카메라 앞에서 쓰러져 눈물을 흘리고, 그의 아버지는 고개를 들지 못하며 연신 죄송하다고만 했었죠.

 그가 조금만 더 세상을 밝게 바라봤으면 어땠을 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리고 한국의 인터넷 세상에서 판치는 외롭고 쓸쓸한 사람들이 내심 두려워지기도 하고, 씁쓸해지기도 합니다. 욕설이 판치고 상호비방에 제정신이 아닌 사람들을 보면... 이제는 '저 사람들은 정말로 외롭구나' 라고 생각하는 새로운 시선이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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